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4-11-01 09:00:39
“올해와 내년은 분명 다를 겁니다. 올해는 포코리프렌즈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내년부터는 라이선싱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테니까요. 일종의 빌드업 과정이었다고나 할까요? 슬슬 몸을 풀었으니 이제는 뛰어야죠.” 지난해 9월 부산 일러스트페어에서 공식 론칭한 후 연말부터 팝업스토어와 콜라보레이션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쉼없이 달려온 박미나 에이치앤에프 이사는 “비상을 위한 포코리프렌즈의 힘찬 날갯 짓은 내년부터가 진짜” 라고 강조했다.
IP사업팀을 소개해달라
지난해 신규 사업 부서로 꾸려진 이후 2년 동안 체계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기획, 디자인, 마케팅, 제휴 영업 등 전 과정을 담당한다. 작가와 긴밀히 협력해 캐릭터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주력 IP는 포코리프렌즈와 누누씨다. 이들 캐릭터는 굿즈와 다양한 협업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특히 MZ세대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반응이 좋았던 프로모션을 꼽는다면?
팬들과 작가 모두 만족했던 건 올 2월 소품 숍 오브젝트 서교점에서 열었던 팝업스토어가 아닐까 한다.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 선물하는 곳, 포코리프렌즈 러브러브 베이커리’ 란 콘셉트로 사랑스러운 느낌을 살린 디저트 카페 형식의 팝업이었다. 그림 작품은 물론이고 굿즈에 대한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 12월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는 이보다 규모가 더컸고 임팩트도 있었다. 앞선 팝업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성격이었다면 연말 팝업은 포코리프렌즈 IP 사업 개시를 알리는 공식행사와 같았다. 예전부터 작가를 알던 팬들이 많이 찾았는데 다른 마케터도 현장을 보고 나서 협업을 제안해 올 만큼 크게 주목받았다.
협업 파트너사들이 관심 갖는 포인트는 어디인가?
요즘 핫한 IP라고 하면 좀 병맛스러운 느낌의 IP가 많은데 포코리프렌즈는 힐링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메인 타깃층이 20~30대 여성들로 이루어져 있다. 몽글몽글한 그림체가 주는 감성과 따뜻한 정서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다. 화풍이 주는 이미지에 호감을 갖는 것 같다. 그러니 ‘포코리프렌즈는 몰라도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인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낀다. 여기에 이슬로 작가가 지닌 브랜드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포코리프렌즈>가 전하는 메시지는?
용기다. 자이언트 다람쥐의 꼬리가 지닌 힘에서 비롯된다. 포코리는 사람들이 다람쥐의 꼬리를 보고 용기와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은 캐릭터다. 그래서 전시에서도 포코리의 꼬리를 만지면서 용기를 얻어 가라는 취지의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다만 포코리만으로는 세계관을 완성하기 어려우니 토끼(버디), 고양이(런지), 강아지(담숙), 나무(덤불) 등 친구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통해 메시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하려고 한다.
작가와 디자인 팀의 협업은 수월한 편인가?
일 진행이 매끄럽다.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한다고 하면 작가님이 콘셉트에 맞게 키 비주얼을 그려준다. KB국민은행과 협업할 땐 바캉스 느낌, 삼성웰스토리와 할 땐 가을 분위기를 풍기는 키 비주얼을 그려준 덕에 디자인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포코리프렌즈 IP만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콘셉트에 맞는 키비주얼을 그때그때 척척 내놓을 수 있으니까. 사실 처음엔 스타일 가이드에 기본형 이미지 정도만 있었는데 콜라보레이션을 여러 번 하면서 이미지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우리 디자인 팀은 주로 작가님의 그림을 일러스트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공간 디자인 업무가 많은 편인데 상품을 디자인할 땐 원작과 화풍을 해치지 않되 특징과 포인트가 잘 드러나게끔 신경 쓰고 있다.
그간의 사업 성과와 보완점을 짚어달라
포코리프렌즈는 세상에 존재하던 IP가 아니었다. 작가님과 처음부터 새로 만들기로 하고 1년 반 만에 탄생시킨 캐릭터다. 더현대 서울에서 첫 팝업스토어를 연지 1년이 돼가는데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를 되돌아볼 때 라이선싱 사업의 기반을 닦았다고 자평한다. 사업을 본격화할 준비 작업을 마쳤다. 올해까지는 해외 진출을 위해 레퍼런스를 쌓으며 준비한 빌드업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만 작가님의 팬덤을 포코리프렌즈에 그대로 유입시키는 건 풀어야 할 숙제다. 아무래도 포코리프렌즈 등장 이전부터 작가님을 따르던 팬들은 그녀의 일상이나 그림 자체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얼마 전부터 작가님의 그림을 활용해 만든 짧은 영상을 SNS에 올려 익숙한 감성의 볼거리로 기존 팬들의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내년 사업 방향 또는 전략은?
올해까지는 작가님의 브랜드 파워를 앞세웠다면 앞으로는 포코리프렌즈에 주력해 마케팅을 펼치겠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 출판물을 기획하고 있다. 비교적 소규모로 진행한 콜라보레이션도 전 국민이 알 만한 이벤트로 대상과 규모를 키우겠다. 라이선싱도 스포츠, F&B 분야로 확대해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작가님이 K-팝 가수들과 협업한 적이 많아 일본 팬들에게 익숙하다. 현지에서 연 개인전의 반응도 꽤 좋으니 우선 일본 진출에 집중하려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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