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플럭스 정길훈 대표, 세계관이 변하니 이야기 톤도 달라졌어요

Cover Story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02-03 10:00:57


이야기 무대가 바뀌었는데 극장판을 만들 때부터 생각했나?

그건 아니다. 시리즈를 이어갈수록 소재 고갈의 문제가 커졌다. 이야기를 짜내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 또 배경을 숲속 마을로 한정하다 보니 상품화 사업의 타깃 연령도 유아를 벗어나지 못하더라. 그래서 타깃 연령을 좀 높이고 이야기 소재도 더 넓히려고 배경을 도시로 옮겼다. 분량도 당초 5분에서 10분으로 늘렸다. 중국에서 먼저 방영 중인데 도시 이야기에 대한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
 

그간 자연과의 교감을 내세웠는데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는 꺼병이들이 자연을 배우고 동물, 친구들과 만나는 이야기였다면 이제는 도시로 가면서 사회를 배우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 맞게 꺼병이들도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모습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다. 엄마 까투리의 모성애나 꺼병이들이 전하는 따스한 내용은 변하지 않는다. 엄마 까투리는 아이들을 위한 감성적이고 교육적인 콘텐츠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다만 숲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실제 교육 과정에서 일러주는 사례와 약간 거리가 있었다. 횡단보도 건너기, 도서관 이용하기처럼 현실의 생활을 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주 시청자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사는 곳을 도시로 옮기면 교통 법규나 공동체 활동에서 지켜야 할 질서, 안전 수칙같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번에는 뭘 보여주는 데 집중했나?

타깃 연령대를 높이고 세계관에 변화가 생기니 이야기의 톤도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이나 엄마 까투리의 태도 등을 좀 더 현실적으로 묘사하려고 했다. 또 새로운 배경과 이야기에 캐릭터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사실 프리스쿨 장르의 타깃 연령을 높이는 건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래서 캐릭터의 복장이나 배경 등 시각적 요소의 디자인에 변화를 줘 전작의 이미지와 차이가 드러나게끔 하는 데 노력했다.


<엄마 까투리> 제작진에 당부하는 자신만의 원칙은?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일러둔다. 뻔한 말인데 실제로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엄마 까투리를 보는 건 두세 살짜리 아이와 엄마다. 이들 모두에게 공감을 얻어야 하나 둘 다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제작진이 젊은 편인데 이들이 자라면서 겪은 훈육 환경이나 양육 철학이 우리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래서 아직 육아 경험이 없는 제작진에게 최대한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부모 세대가 아이를 키울 때 어떤 생각을 할지 고민해보라고 한다. 그러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현실과 동떨어져 보일 테니까.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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