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판타지 세계 담은 < 묘신계 > 해외 반응이 더 뜨거워요 _ 화화 _ 김경림 대표

Interview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2-09-07 08:00:18

 


2019년 크라우드펀딩으로 출시된 요괴도감으로 세계관이 알려지기 시작한 <묘신계>가 마침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한다. 한국형 판타지 세계를 담은 묘신계는 우리나라만의 특색 있는 정서와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로 주인공 묘신을 통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롭고 차별화된 이야기를 보여준다.


간략한 회사소개를 부탁드린다 화화는 한자로 말씀 화, 꽃화 자를 합친 말로 이야기꽃이란 뜻을 담고 있다. 화화는 글로벌 시대에 맞춰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화하고 개발하는 콘텐츠 기획 스튜디오이자 독립출판사다. 지난 2019년 7월 공식 론칭한 대표 IP 묘시월드(묘신계의 옛 이름)를 중심으로 한국 요괴 판타지의 글로벌화를 위해 출판, 애니메이션 제작, 캐릭터 개발 등의 분야에서 해외 파트너사들과 다방면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국의 전통놀이와 지역설화 등을 현대적이고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만들어내 한국인들에게는 자부심과 꿈을 심고 외국인들에게는 우리나라 전통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대표 IP 묘신계를 소개해달라 묘신계는 동양의 정서와 이미지를 담은 한국형 요괴 판타지 세계다. 12지신이 되지 못한 13번째 동물인 묘신(고양이 신)이 다스리는 곳으로 인간들이 사는 세상과 다른 차원의 장소이자 각종 요괴·귀신·신수·신령들이 살아가는 영혼의 세계다. 지금까지 180여 종의 괴력난신 캐릭터를 선보였고 올해 100여 종의 캐릭터를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고전을 바탕으로 독립된 캐릭터의 각 요괴들은 종별, 속성별로 분류되고 다섯 가지 능력에 따라 파워지수가 매겨진다. 이 같은 괴력난신 캐릭터들은 세계관을 중심으로 요괴도감, 아이템도감, 그래픽 노블, 챕터북,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와 프로젝트로 거듭나고 있다.

 


설화 속 요괴에 주목한 이유는? 서양에는 이미 마녀나 좀비 등의 호러 장르가 하나의 주류 콘텐츠가 됐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자기 나라만의 판타지를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한다. 우리나라에서 핼러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외국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한국의 전통 요괴들을 살려 우리만의 독특한 호러 판타지 장르를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의 신화와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처럼 우리가 발굴한 캐릭터들이 한국 판타지 장르에 한 획을 긋고 세계적으로 사랑받길 희망한다.


요괴 소재를 발굴하기 어렵지 않나? 처음에는 고전 속 요괴들을 찾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방대한 자료를 직접 찾고 정리하기도 힘들었고 옛 한글로 쓰인 기록의 경우 해석도 어려웠다. 그러다 우리 일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신 고고미술사학과 전공자 이수진 님이 합류하면서 좀 더 체계적인 자료수집이 가능해졌다. 2020년에는 한국설화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이 선생의 신화도서관이란 블로그로 한국 요괴 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이승민 님이 합류해 더욱 전문적인 자료를 많이 수집할 수 있었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국내외에서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해외에서의 반응이 더 뜨거운 것 같다. 아무래도 이제까지 어디서도 본 적 없던 한국 전통요괴 판타지 세계관을 흥미롭게 받아들였을 거라 생각한다. 또 모든 내용이 탄탄한 고증을 통해 이뤄진 것과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묘신계의 인기 요인은 다채롭고 개성 있는 한국 요괴 캐릭터들과 탄탄한 세계관이라고 본다. 단순히 기록 속의 한국 요괴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 세계에 살고 있으며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성격과 입체적인 모습을 부여했다. 세계관에 진심으로 임하고 캐릭터의 생활, 행동, 호불호까지 보여주는 만큼 팬들의 마음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방영을 앞둔 숏폼 애니메이션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됐나? 묘시의 전설(가제)이란 제목의 숏폼  애니메이션은 1분 30초 길이의 짧은 시리즈로 이뤄졌다.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요괴 캐릭터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총 20편이 시즌1으로 구성됐다. 화화의 출판 프로젝트인 요괴 도감에 기록된 요괴 중 특색있고 인기 있는 요괴들의 일상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책에 기록된 단편적인 모습이 아니라 묘신계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등 각 요괴들의 숨겨진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무서울 것 같은 요괴도 알고 보면 허술하기도 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기도 한 매력을 보여준다.

 

 

첫 애니메이션의 제작과정은 순탄했나? 2019년 운 좋게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돼 애니메이션 파일럿 영상을 처음 만들었다. 7분 분량의 플래시 애니메이션 파일럿 3편을 만들어 2020년 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키즈스크린 서밋에 무작정 참가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곳에서 넷플릭스와 워너미디어 등 굴지의 플랫폼사, 해외 방송사들과 단독 미팅이 성사됐다. 그때 우리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후 캐릭터 디자인과 세계관 등을 더욱 탄탄히 다져가며 본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기획해 캐나다 런위드어스(Run With Us)사와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금도 글로벌 플랫폼, 미디어사 담당자들과 본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대한 투자·방영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는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받아 올봄 대교어린이TV의 투자를 유치했다.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 스튜디오가 아니었기에 제대로 된 제작 팀을 꾸리고 구성요소를 갖추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올해 애니메이션 제작팀을 키우면서 전문적이고 실력 있는 핵심 멤버들을 확보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숏폼 시리즈를 위해 만들어진 모든 요소들은 내년 제작될 장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그대로 사용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할 계획인가? 애니메이션 론칭과 함께 다양한 출판물 시리즈를 선보일 것이다. 묘신계는 이제 막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기에 풀어낼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묘신과 함께 인간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본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해외시장에 론칭하겠다.
또 애니메이션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게임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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