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4-12-02 08:55:10
“예전에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캐릭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묵직한 애니메이션으로 오래가는 IP를 만들고 싶어요. 애니메이션은 사라지지 않아요. 소박한 <모양새 친구들>처럼 잔잔하게 오래갈 수 있는 진득한 파트너를 찾아요. 내 인생의 마지막 IP라고 생각하니까요.” IP 비즈니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창현 고문은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히 빛을 내는 작품이라 해외에서 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림팩토리에 합류한 배경이 궁금하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쯤이다. 남광원 감독이 모양새 친구들 기획서를 내밀면서 에이전트를 맡아달라고 했다. 아이디어가 좋고 그림도 예뻐서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사업을 돕기로 결심했다. 일단 캐릭터를 들고 해외 전시에 나가 애니메이션에 투자할 협업사를 찾다가 2019년 SPP에서 만난 중국 에라카툰사와 공동 제작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후 림팩토리가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아예 이곳에 들어왔다. 코로나19로 제작이나 사업이 지연된 게 아쉽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생각한다.
<모양새 친구들>의 시장 반응은?
분량이 조금 적고 방영 시간도 안 좋았던 게 흠이지만 올해 새로 나온 애니메이션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1월 지상파 방영을 마치고 12월부터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하면 시청층이 늘어나리라 본다. 특히 내년 초에 중국에서 시즌1을 방영하고 국내에서도 시즌2가 나오면 인지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튜브 채널도 활성화해 노출 빈도를 높이겠다. 중동지역, 유럽 시장에도 영상을 배급하기 위해 해외 파트너와 계속 논의하고 있다.
바이어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모양새 친구들은 전 연령층을 겨냥한 패밀리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 캐릭터도 착하다. 내용도 아이들과의 교감, 아름다운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교육적이어서 부모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네모, 세모, 동그라미 캐릭터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형태 아닌가. 색상도 빨강, 파랑, 노랑으로만 이뤄져 밝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롱런할 요소를 갖춰 10∼20대도 좋아할 만한 캐릭터 특성이 존재한다. 특정 문화권에 국한되지 않아서 어느 누구라도 이질감이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모양새 친구들은 자극적이거나 부담스러운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페퍼피그처럼 잔잔하다. 이 점이 마음에 들어 모양새 친구들을 선택했다. 해외에서는 이런 애니메이션을 선호한다. 제품 라이선시라면 지금 우리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와 손잡으면 국내 상품을 해외에 유통할 수 있다.
새해 사업 전략은?
올해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무사히 마치고 모양새 친구들을 대중에 공개하는 한 해였다면 내년은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해가 될 것이다. 우선 상반기에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하고 에피소드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세계관을 넓히겠다. 시리즈 편수를 늘려 중국에 먼저 방영하고 시즌1·2를 묶어 볼륨을 키워서 유럽으로 나갈 생각이다. 의외로 중동에서 반응이 좋다. 지금껏 이런 애니메이션은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 러시아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그래서 국내 시장은 베이스캠프로 삼고 해외에서 활동 폭을 키우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펼치겠다.
사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해나갈 텐가?
요즘 같은 시대에 나 홀로 살아갈 순 없다. 그만큼 IP 산업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주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서로 윈윈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부딪힐 것이다. 시너지를 만들어야 살길을 만들 수 있다. 제 살 깎기 경쟁은 피해야 한다. 질서를 지키고 부가가치를 높여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인지도를 높여 더 비싼 로열티를 받고 파는 게 IP 사업이다. 그러려면 콘텐츠든 상품이든 가격 대신 품질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유통 구조는 달라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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