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 2025-06-16 14:00:27
<레이디나나>는 먹방, 다이어트, 뷰티를 주제로 한 일상 속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인스타툰이다. 빨간 입술이 도드라진 레이디나나의 잔망스러우면서도 코믹한 대사가 공감 백배 웃음 포인트. 통역사로 활동 중인 작가가 인스타툰을 그리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인스타툰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주위에서 인스타그램을 하는 사람이 늘길래 나도 해 보고 싶었다. 매일매일 올릴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는데 내 일상을 올리면 누가 관심이나 갖겠나. 그래서 코믹한 걸 보여 주면 팔로어가 늘겠다 싶어 인스타툰을 시작했다. 그저 많은 사람에게 재미를 주려고 시작했는데 벌써 3년째다. 팔로어도 7,000명을 넘었다.
디자인을 전공했나?
연극영화과를 나왔다. 보면 알겠지만 그림이 그렇게 정교하진 않다. 대신 개그 요소가 많다. 영화연출을 배워서 그런지 스토리를 끌어내는 건 어렵지 않다. 방송국에서 예능 프로그램 작가로 일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짧은 콩트가 주류였는데 영화 연출력은 떨어져도 짧은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 가는 재능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림 그리는 건 원래부터 좋아했다. 끄적이는 수준이지만 그릴 때는 재밌고 완성해 놓은 걸 보면 내심 뿌듯했다.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스토리가 있는 만화를 보여 주면 반응이 좋았다.
<레이디나나>는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나?
레이디나나는 나 자신이다. 내 정체성을 살려 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이름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던 중에 마침 넷플릭스에서 영화 탑건: 매버릭을 재밌게 봤는데 엔딩 송을 레이디 가가가 부른 걸 알고 곧바로 레이디나나를 떠올렸다. 기억하기 쉽고 누구에게 설명하기도 좋을 것 같았다. 처음에 떠오른 느낌대로 쓱 그린 그림의 형태를 지금까지 이어 가고 있다. 공들여 그린 그림은 아니다. 대신 단순하지만 임팩트 있는 메시지가 한 컷에 모두 들어 있다. 예전에 나온 광수생각이란 만화처럼 말이다.
독자들이 좋아하는 포인트는 뭘까?
인스타툰의 테마가 뷰티 다이어트다. 독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연령대도 다양하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삼은 여성들의 호응이 높다. 아름답고 날씬한 몸매를 위해 노력하지만 온갖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번번이 실패하는 내용에 댓글이 많이 달린다. 먹방에 관한 얘기를 좋아한다. 그걸 참지 못하고 주저앉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푸념을 서로 나눈다. 또 유명 드라마, 영화에 관한 얘기를 개그로 풀어내기도 하는데 반응이 꽤 좋다.
앞으로 팬덤을 어떻게 키워 나갈 생각인가?
일단 지금의 패턴을 유지하려고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방향을 바꾸겠지만 당장 팔로어가 늘지는 않을 테니까. 대신 통역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만날 기회가 많다. 작년부터 코트라나 콘진원이 마련한 수출 상담회에 참가해 바이어와 만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운 좋게도 앱 개발사 노리소프트와 협업해 자사 고객에게 선물하는 웰컴 키트 굿즈를 만들었다.
최근에는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비재·서비스 수출대전에서 홍콩의 IP 에이전시 아고고와 말레이시아의 콘텐츠 제작사 HTV엔터테인먼트와 IP 활용에 관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들이 처음 제안해 올 때 어안이 벙벙했는데 관심을 주니 그저 감사했다. 앞으로 잘 되면 좋겠지만 잘 안됐다고 해서 실망하지도 않을 거다. 흘러가는 대로 따라갈 생각이다.
목표나 포부가 궁금하다
인스타툰을 시작한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려 침대에 누워 있을 때도, 해외에 가도 매일매일 그렸다.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독자들을 찾아가겠다. 얼마 전 문화재 스토리텔링 강사 자격증을 땄는데 여행사 상품과 결합해 레이디나나와 함께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레이디나나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강풀 만화거리를 설명한다거나 넷플릭스 화제작 촬영 현장, 벽화 거리 등지에서 레이디나나를 보고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겠다.
아이러브캐릭터 / 장진구 기자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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