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소기업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지원이 없다
웹툰은 작품과 작가가 우선이다 보니 기업을 위한 정부 지원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웹툰 기업이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이 의미 있는 성장을 일궈낸 상위권 기업들만 떠올리곤 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웹툰 기업들은 돈 많이 벌지 않아요? 알아서 잘하면 되지 굳이 지원이 필요해요?” 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다양성 장르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과 지원의 부족에 비롯된 것으로 웹툰산업에서 중소기업의 존재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웹툰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안 된다. 웹툰산업이 오랫동안 침체기를 극복하고 급부상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에는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가 웹툰을 돈 주고 봐?” 라는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회자될 만큼 여러 다양한 서비스의 부가혜택이나 수단처럼 여겨지고 있던 웹툰이 이러한 틀을 깨고 당당히 유망 산업으로 우뚝 서게 된 것도 중소기업인 레진코믹스의 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웹툰을 통한 매출이 극대화되기 시작한 이유 중에는 ‘기다리면 무료’ 라는 새로운 연재 방식을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만화방에서나 보는 오래된 작품이라고 여겨져온 무협 작품들이 전문 웹툰 플랫폼에서 많은 독자들에게 보여졌고,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연재하고 제공하는 방식을 스스로 결정하는 주도적인 형태의 오픈 플랫폼도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실험들이 이어져야 웹툰산업은 끊임없이 성장한다. 도전적인 시도와 실험은 몇몇 선두 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전의 기회는 다양한 가능성을 지닌 중소기업들에 주어져야 한다.
작품이나 작가, 기업에 기회가 고르게 분배돼야 균형 있는 성장이 이뤄진다. 몸속 구석구석 고르게 영양분이 공급돼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작가들은 웹툰을 사랑하고 웹툰을 꿈꾸기 때문에 웹툰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는 웹툰 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도 다르지 않다. 수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웹툰을 사랑하고 웹툰을 꿈꾼다. 스스로 창작하지는 못하더라도 웹툰을 창작하는 이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기 위해, 그리고 다양한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기를 원해 웹툰 사업을 선택한 이들이 많다.
그 속에서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눈물지으며 내일을 고민하고 아침을 두려워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후들거리는 무릎을 짚고 일어선다. 그래서 가능성은 충분한데 여건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다양한 장르를 키우고 성장시키려는 기업에 지원을 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통해 창작자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중소기업들에게는 지원이 절실하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은 창작자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무대를, 독자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해외에서 활약할 중소기업들 역시 다양하게 발굴하고 지원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생긴다. 이제 막 골격을 형성하기 시작한 웹툰 산업에는 과거의 안일하고 형식적인 지원 방식이 아닌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한 영양의 공급이 필요하다.
서범강
· (사)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 아이나무툰 대표
아이러브캐릭터 / 서범감 회장 master@ilovecharac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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